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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성훈, 김동현, 정찬성, 최두호 등으로 대표되는 대한민국의 UFC 역사는 최근 들어 다소 주춤한 것이 사실이다. 활동 중인 선수는 여전히 많지만 대부분 언더카드에서 활동 중이며, 메인카드 선수이자 세계적으로 엄청난 인지도를 보유한 '코리안좀비' 정찬성마저도 은퇴까지 몇 경기 남지 않은 듯한 뉘앙스를 비치고 있다.

이번 포스팅에서는 현대 종합격투기계를 평정하고 유일무이한 종합격투기의 메이저리그가 된 UFC에 대해서 알아보도록 하겠다.

 

1. UFC의 태동

1993년 광고 분야 기업가 아트 데이비(Art Davie)와 브라질리언 주짓수 무술가인 호리온 그레이시(Rorion Gracie)를 주축으로 설립되었다. 그들은 서로 다른 무술 기술을 가진 무도가, 선수들이 격투를 펼치는 이벤트를 개최하고자 했다. 그 이벤트의 목적은 다양한 격투 기술 간의 경쟁을 통해 어떤 무술이 가장 뛰어나고 효과적인지를 증명하는 것이었다. UFC의 본질적인 질문은 "현존하는 최고의 격투 기술은 무엇인가?"로부터 출발했다.

UFC는 설립 초기에 작은 이벤트였을 뿐 아니라, 규칙도 거의 없었으며 심지어 체급조차 설정해두지 않았다. 그럼에도 다양한 무술을 익힌 파이터들이 대회에 참가했고 점차 그 인지도와 저변을 키워가기에 이른다. 그에 따라 UFC는 더욱 안전하고 대중적인 경기 환경을 만들기 위해 보다 상세하고 구체적인 규칙을 도입했을 뿐 아니라 경기 내외적인 부분에서도 체계를 갖추어 가게 된다. 그 결과, 전 세계적으로 더 많은 스포츠팬들로부터 큰 지지를 얻게 되었다.

 

2. 핵심인물

아트 데이비(Art Davie, 1949~)

UFC의 초기 개발과 성장의 핵심인물. 광고 업계 비즈니스맨이자 작가, 스포츠 프로모터로도 알려져 있다. UFC 프로젝트를 실현한 첫 번째 이벤트 UFC1을 기획하고 조직하는데 주도적인 역할을 수행했다. 2001년 1월 퍼티타 형제에게 UFC가 인수된 후 아트 데이비의 역할은 단체의 창립자 정도에 국한되었고 결국 로렌조 퍼티타와의 관계 악화로 인해 UFC를 떠나게 된다.

 

로렌조 퍼티타(Lorenzo Fertitta, 1969~)

미국의 억만장자 사업가이자 자선가. 2001년 그는 Zuffa, LLC를 설립하며 UFC를 단돈(?) 200만 달러에 인수했다. UFC의 회장 겸 CEO를 맡아 UFC를 국제적 스포츠 브랜드로 만드는데 큰 역할을 한 인물이며 격투기 업계에서 UFC의 지위를 공고히 하는데 크게 기여했다. 2016년 운영 일선에서 물러났으나 그가 이룬 업적은 현재까지도 인정받고 있다. 이후 어릴 적 친구이자 UFC 운영 파트너였던 데이나 화이트(Dana White)를 회장에 임명했다.

 

데이나 화이트(Dana White, 1969~)

UFC의 현 회장으로 단체의 성장, 발전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고 여전히 핵심적인 인물이다. 2001년부터 로렌조 퍼티타와 함께 UFC를 운영해 오면서 조직의 전반적인 경영 업무를 담당했다. UFC의 인지도를 전 세계적으로 팽창시키는데 주도적 역할을 했다. 덕분에 TV와 인터넷 스트리밍을 통해 언제든 UFC의 이벤트를 접할 수 있게 되었다. 그는 미디어 친화적인 관계 구축 및 협력을 통해 UFC의 인지도와 세계적 인기를 증진시키는 데 주력했고 UFC를 더 많은 팬들에게 알리는 부분에서 큰 성공을 거둔 것으로 평가된다. 미디어를 통해 노출되는 독특한 그의 개성과 솔직한 커뮤니케이션 또한 UFC의 대중적 인기에 기여하고 있다.

 

무언가-발표-중인-데이나-화이트-UFC-회장
데이나 화이트 UFC 회장

 

3. 대표선수

랜디커투어(Randy Couture, 1963~)

그레코로만형 레슬러 출신으로 UFC 헤비급 챔피언 3회, 라이트 헤비급 챔피언 2회 등의 기록을 남겼다. 그는 두 개의 다른 체급에서 챔피언십 타이틀을 보유한 8명*의 파이터 중 한 명이다. 그는 명예의 전당 입회 후 챔피언십에서 우승한 유일한 선수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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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7명은 다음과 같다. 비제이 펜, 코너 맥그리거, 조르쥬 생피에르, 다니엘 코미어, 아만다 누녜즈, 헨리 세후도, 존 존스

 

앤더슨 실바(Anderson Silva, 1975~)

브라질 출신의 UFC 전 미들급 챔피언. 2457일이라는 UFC 역사상 가장 긴 타이틀 방어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2020년 11월 UFC를 떠나 복싱으로 회귀했다. 데이나 화이트 회장을 비롯한 다수의 선수들이 그를 역대급 레전드로 대우하고 있으며 2023년 7월 UFC 명예의 전당 헌액이 예정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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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에 시작되어 2013년에 끝났다. 이 기간 중 16연승을 포함한다. 그의 타이틀을 앗아간 주인공은 당시 떠오르는 신성이었던 크리스 와이드먼(Chris Weidman)이다.

 

조르쥬 생피에르(George St-Pierre, 1981~)

캐나다 출신의 UFC 레전드. 2013년 12월 웰터급 챔프에서 물러나기 전까지 두 번째로 긴 타이틀 방어 연승 기록(2204일)을 유지하며 9회 연속 타이틀을 방어했다. 2017년 11월 UFC217에서 미들급 타이틀을 따내며* UFC 역사상 네 번째로 두 체급(웰터급, 미들급) 챔프로 기록되었다. 몇 주 후 건강 상의 이유로 타이틀 반납 후 은퇴를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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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클 비스핑을 상대로 서브미션 승리

 

코너 맥그리거(Conor McGregor, 1988~)

아일랜드 출신의 UFC 전 페더급 및 라이트급 챔피언. 화려한 언변과 독특한 기행, 상대와의 트래쉬 토킹으로 더욱 유명한 선수이다. 물론 실력 또한 의심의 여지가 없다. 그의 이런 캐릭터와 탁월한 실력은 그에게 엄청난 세계적 인기를 가져다주었는데 이벤트성으로 치러진 메이웨더와의 복싱경기*는 북미에서만 430만 PPV 구매를 기록했으며, 하빕 누르마고메도프와의 시합은 종합격투기 이벤트 사상 최다인 240만 PPV 구매를 기록했다. UFC의 팬이라면 누구나 알고 있다. 데이나 화이트의 성공에 맥그리거의 지분이 상당하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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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내내 메이웨더가 거의 데리고 노는 수준의 경기력을 보였지만 맥그리거의 눈빛만큼은 진중해 보였다.

 

악수를-나누는-데이나-화이트와-코너-맥그리거
맥구야, 네 공이 크다. 우리 오래 가자.

 

4. UFC의 현재와 미래

UFC는 종합격투기에 한정 짓지 않더라도 전 세계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는 스포츠로 평가받는다. 선수들의 경기력은 물론 마케팅적인 부분에서도 비약적인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 여성부의 비약적인 발전 또한 눈여겨볼만하다. 이는 UFC가 다양성과 성평등에도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는 방증이다.

UFC는 세계적 확장을 위해 전 세계 곳곳에서 대회를 개최할 뿐 아니라 지역별로 우수한 인재를 발굴하고 육성하는데 주저하지 않는다. 또, 스트리밍 플랫폼은 온라인 사용자들로 하여금 더욱 다양하고 풍성한 콘텐츠를 제공하는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

 

5. 맺음말

UFC는 단순히 선수들의 경기력만으로 사람들의 이목을 끌어 모으지 않는다. 그들에게는 항상 흥미를 유발하는 스토리가 있고, 모든 유명 선수들로부터 그것을 발굴한다. 앞서 살펴본 다양한 노력들이 UFC를 세계 최고의 종합격투기 단체 이상의 전 세계적 인기 스포츠로서의 양향력을 발휘하는 이유가 아닐까 생각한다. 더불어 우리 선수들의 분발과 선전을 통해 국내의 UFC붐을 다시 한번 불러오길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