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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셔널리그에 이어 계속해서 90년대를 빛낸 아메리칸리그의 신인왕들에 대해 살펴보도록 하자. 당시 박찬호는 내셔널리그의 다저스 소속이라 아메리칸리그는 상대적으로 한국팬들에게 생소할 수도 있겠으나 몇몇 선수를 제외하곤 한 시대를 풍미한 선수들이다.
 

1. 1991 - 척 노블락(Chuck Knoblauch, Minnesota Twins)

  • Nickname: 없음
  • 특징: 노블락은 인내심 있는 타격 어프로치와 탁월한 스피드를 고루 갖춘 다재다능한 2루수였다. 뛰어난 민첩성과 수비 범위를 갖춰 수비에서 신뢰할 수 있는 2루수였다. 그는 빠른 속도를 바탕으로 도루에도 능한 타자였다.
  • 주요 업적: 시즌 타율 .281, 159 안타, 50 타점, 25 도루를 기록하며 신인왕을 수상했으며 트윈스의 월드 시리즈 우승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 기타: 1998년부터 양키스에서 뛰게 된 노블락이 그 이름을 더욱 알리게 된 계기는 바로 '입스'*때문이다. 2루수로서 1루 송구가 불안한 점은 치명적이었는데, 점점 늘어나는 에러 숫자로 인해 결국 외야수나 지명 타자로 나서기도 했지만 끝내 눈에 띄는 회복은 이루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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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스(YIPS): 경기에 대한 중압감 등에 의해 불안감과 초초함이 증폭되면서 근육이 경직되어 평소에는 문제없던 동작들이 제대로 수행되지 않는 것을 말한다. 모든 스포츠는 물론 공연 예술계에도 적용되는 용어이다.

 

송구중인-척노블락
나도 잘 던지던 때가 있었다. 척 노블락

 

2. 1992 - 팻 리스타치(Pat Listach, Milwaukee Brewers)

  • Nickname: 없음
  • 특징: 빠른 발과 훌륭한 수비력을 갖춘 유격수이자 공격적인 타자였다. 리스타치의 가장 큰 장점은 베이스러닝과 수비에서의 빠른 스피드였다. 그는 타석에서 준수한 컨택 능력을 보여주며 상대 수비를 압박했다. 반면에 파워가 부족하고 이후 경기력의 일관성을 유지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 주요 업적: 시즌 타율 .290, 168 안타, 47 타점, 54 도루를 기록하며 신인왕을 수상했다.
  • 기타: 리스타치는 밀워키 브루어스 프랜차이즈 역사에서 처음으로 단일 시즌 50개 이상의 도루를 기록한 선수이다.

 

3. 1993 - 팀 새먼(Tim Salmon, California Angels)

  • Nickname: "King Fish"
  • 특징: 부드러운 스윙과 파워 히팅을 겸비한 홈런 타자이자 외야수였다. 압도적인 존재감으로 팀타선의 중심을 잡는 선수였다. 새먼은 탁월한 파워를 기반으로 득점 기회를 만들었다. 공격 부문에 있어 에인절스의 절대적인 타자였다. 반면에 삼진에 취약한 모습을 보였다.
  • 주요 업적: 시즌 타율 .283, 146 안타, 31 홈런, 95 타점을 기록하며 에인절스 타선의 핵심 선수로 자리매김했다.
  • 기타: 새먼은 에인절스에서만 메이저리그 경력을 보낸 진정한 프랜차이즈 스타였으며, 2020년 마이크 트라웃이 넘어서기 전까지 프랜차이즈 역사상 가장 많은 299 홈런을 기록한 선수였다.

 

4. 1994 - 밥 햄린(Bob Hamelin, Kansas City Royals)

  • Nickname: "Hammer"
  • 특징: 간결한 스윙을 가졌지만 준수한 파워를 갖춰 홈런 생산 능력이 훌륭했다. 또한 타석에서의 침착함과 함께 볼넷을 얻어내는 능력도 가지고 있었다.
  • 주요 업적: 선수 파업으로 인해 시즌이 줄어든 상황에서도 시즌 타율 .282, 88 안타, 24 홈런, 65 타점을 기록했다.
  • 기타: 1999년 디트로이트 산하 트리플A 팀에서 경력을 이어가던 중 선수 생활을 마감했다.

 

5. 1995 - 마티 코르도바(Marty Cordova, Minnesota Twins)

  • 별명: 없음
  • 특징: 코르도바는 부드럽고 간결한 스윙으로 안정적인 타격을 선보였다. 좋은 갭 파워*를 갖고 있었으며 타점 생산 능력이 좋은 선수였다. 그의 수비 기술은 평균 수준이었으며 스피드 또한 부족했다.
  • 주요 업적: 시즌 타율 .277, 24 홈런, 142 안타, 84 타점, 20 도루를 기록했다.
  • 기타: UFC 회장 데이나 화이트의 절친이며 그의 브이로그에 심심찮게 등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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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야수 사이에 공을 떨구는 능력. 즉, 장타 생산력을 일컫는다.
 

6. 1996 - 데릭 지터(Derek Jeter, New York Yankees)

  • 별명: "Captain Clutch", "Mr. October"
  • 특징: 클러치 상황에 강한 메이저리그의 슈퍼스타. 지터의 가장 큰 장점은 탁월한 수비 기술, 강한 리더십, 그리고 결정적인 상황에서의 역할 수행 능력이다. 부드러운 스윙을 가지고 있으며 일관적으로 높은 타율을 유지했다. 반면에 파워 면에서 큰 두각을 나타낸 적은 없다.*
  • 주요 업적: 시즌 타율 .314, 10 홈런, 183 안타, 78 타점, 14 도루를 기록했다.
  • 기타: 지터는 양키스 역사에서 가장 아이코닉한 선수 중 하나로 첫 손에 꼽힌다. 2,745게임, 3,463개의 안타, 5번의 월드시리즈 챔피언십, 월드 시리즈 타율 .321 등등 여러 가지 기록들은 모두 양키스의 우승을 위한 그의 여정에 의해 이루어진 업적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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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리어 한시즌 최다 홈런은 24개(1999)이며 20년의 커리어에 20개 이상 홈런 시즌은 3회에 불과하다.
 

스윙후-타구를-바라보는-데릭지터
양키스의 영원한 캡틴, 데릭 지터

 

7. 1997 - 노마 가르시아파라(Nomar Garciaparra, Boston Red Sox)

  • 별명: 없음
  • 특징: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타격 능력과 다이내믹한 수비로 데릭 지터-알렉스 로드리게스와 함께 유격수 트로이카를 형성했던 선수. 가르시아파라는 빠른 배트 스윙과 탁월한 손과 눈의 협응을 결합한 엄청난 타격 능력을 갖고 있었으며 견고한 수비와 강력한 송구 능력을 보여주었다. 부상은 가르시아파라의 경력 동안 지속적인 문제가 되었으며 짧고 굵은 영광의 커리어*를 보낸 주 요인이 되기도 했다.
  • 주요 업적: 놀라운 신인 시즌을 보냈으며 타율 .306, 30 홈런, 209 안타, 98 타점, 22 도루를 기록하며 신인왕과 함께 MVP 투표에서 2위에 올랐다.
  • 기타: 타격 전 배팅 장갑을 요란하게 떼었다 붙였다하며 양 발끝을 번갈아 땅에 꽂는듯한 독특한 프리-피치 루틴으로 알려져 있다. 이름 Nomar는 아버지가 자신의 이름 Ramon의 철자 순서를 뒤집어지어 준 이름이다. 성 또한 아버지의 성 Garcia와 어머니의 성 Parra를 합쳐서 지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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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압도적이었던 보스턴에서의 8시즌 이후 커리어는 3대 유격수 시절의 위상과 거리가 멀었다.

 

8. 1998 - 벤 그리브(Ben Grieve, Oakland Athletics)

  • 별명: 없음
  • 특징: 우투좌타에 준수한 파워를 갖춘 외야수 그리브는 매끄러운 왼손 스윙을 갖고 있었으며 파워 잠재력을 보여주었다. 그의 외야에서의 수비는 평균적으로 여겨졌으며 장타력에 비해 타격 정확도는 일관성을 유지하지 못했다.
  • 주요 업적: 시즌 타율 .288, 168 안타, 18 홈런, 89 타점을 기록했다. 같은 해 올스타에 선정되었다.
  • 기타: 그의 아버지인 Tom Grieve는 전 메이저리그 선수이다.

 

9. 1999 - 카를로스 벨트란(Carlos Beltran, Kansas City Royals)

  • 별명: 없음
  • 특징: 벨트란은 타격, 파워, 스피드, 수비, 송구능력이 모두 뛰어난 5 툴 플레이어이자 스위치히터로 각광받았다. 중견수 위치에서 광활한 수비범위를 보여줬을 뿐 아니라 공격 부문에서는 파워와 스피드로 상대팀을 공략했다.
  • 주요 업적: 타율 .293, 194 안타, 22 홈런, 108 타점, 27 도루를 기록했다. 그는 400 홈런과 300 도루를 동시에 달성한 다섯 번째 선수이자 400 홈런을 기록한 네 번째 스위치 타자이다.
  • 기타: 2019년 뉴욕 메츠의 감독으로 선임됐지만 선수 시절 휴스턴의 사인 훔치기의 핵심 인물로 지목되어 부임 3개월도 채 되기 전 데뷔전도 치르지 못하고 사임했다.

 

10. 2000 - 가즈히로 사사키(Kazuhiro Sasaki, Seattle Mariners)

  • 별명: 대마신
  • 특징: 32세라는 늦은 나이에 메이저리그에 진출하여 묵직한 직구와 포크볼을 앞세워 당시 역대 신인 최다 세이브*를 기록했다.
  • 주요 업적: 62.2 이닝을 던지며 2승 5패, 평균 자책점 3.16, 37 세이브를 기록하며 리그 내 최고의 클로저 중 한 명으로 자리매김했다.
  • 기타: 사사키의 통산 129 세이브는 현재까지도 매리너스 프랜차이즈 기록으로 남아 있다. 스트라이크 낫아웃으로 1이닝 4 탈삼진의 기록을 가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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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Neftali Feliz에 의해 기록이 깨졌다.(40 세이브)

 
 
이상 1990년대의 MLB 아메리칸리그의 신인왕들을 살펴 보았다. 동시대 내셔널리그의 경우 다저스가 5년 연속 신인왕을 배출하는 등 그 위세를 떨쳤지만 아메리칸리그의 경우 다양한 팀들이 각축을 보였다. 당시엔 뛰어난 활약으로 신인왕을 수상하며 전도유망했던 선수들이 모두 다 한결같이 성공하지는 못한 것을 보면 메이저리그란 곳은 적당한 노력으로는 살아남을 수 없는 정글과도 같은 곳이 아닐까?
연대별 MLB 신인왕 소개는 앞으로도 계속 이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