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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프로농구 NBA(National Basketball Association)는 명실상부 세계 최고의 선수들이 모이는 세계 최고의 프로농구 리그이자 가장 인기 있는 프로 스포츠 리그 중 하나로 손꼽히고 있다.

이와 같은 성공의 배경 중 하나로 혁신적이면서도 세심하고 꼼꼼하게 설계된 연봉체계를 들 수 있겠다. 이는 선수들의 공정한 보상과 경쟁력 유지는 물론 쾌적하고 건전한 리그 환경 조성에도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이번 글에서는 NBA의 연봉체계, 그리고 그와 관련된 제도들에 대해서 알아보도록 한다.


1. 샐러리 캡

NBA는 샐러리 캡 시스템을 도입하여 팀 운영에 있어 경제적인 균형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한다. 이 제도는 팀 별로 소속 선수들에게 지불할 수 있는 최대의 금액에 제한을 두는 것인데, 정해진 팀 연봉의 한도를 넘어서는 계약 규모를 체결할 경우 금액 구간에 따라 고액의 세금*을 지불해야 한다.

그 목적은 리그 내 팀 간 경쟁력에 균형을 유지하고 리그 전체의 흐름을 크게 흩트리지 않으려는 것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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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치세: 샐러리캡과 별도의 사치세 부과 구간이 정해져 있다. 22-23 시즌 셀러리캡은 123.655M 달러, 사치세 라인은 150.267M 달러이다. 리그가 수금(?)한 사치세는 사치세를 내지 않는 팀들에게 재분배된다.

 

2. 신인 드래프트

NBA의 드래프트 시스템은 오랜 역사를 자랑하지만 끊임 없이 조정하고 개선되어 왔다. 그 이유는 이른바 '묻지 마 탱킹' 때문이다. 다음 해 드래프트에 엄청난 재능의 신인 선수가 참가를 확정 짓게 되었을 때, 드래프트 1 픽을 얻기 수월한 리그 하위팀들은 노골적인 꼴찌경쟁(탱킹)을 일삼는 것이 다반사였다. 리그 꼴찌에게 배정되는 확률이 25%로 가장 높고 그다음 하위팀 순으로 19.9%, 15.6%의 확률을 가질 수 있었기 때문이다.

결국 리그 차원에서 1픽 확률을 조정하기에 이르렀는데 기존 리그 꼴찌 순으로 확률에 차등을 두던 것이 꼴찌 하위 3팀에게 14%의 확률로 동일하게 배정되는 것으로 개정*되기에 이르렀다.(2017년 개정, 2019년부터 적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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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악의 경우, 리그 최하위가 고작 5순위 픽에 그칠 수 있다. 2023년도 디트로이트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ㅠㅜ 6순위부터는 추첨이 아닌 전년도 성적의 역순으로 픽이 부여된다.

 

2023-nba-드래프트-팀별-1순위픽-확률
피스톤즈... 안타깝다

 

3. 최대 계약 기간

선수와 팀 간 계약에 최대 기간을 제한하는 규정이 있다. 현재 대부분의 선수들은 5년 간의 장기계약을 체결할 수 있고 이를 통해 팀은 장기적인 계획으로 팀을 꾸릴 수 있을 뿐 아니라 선수들은 안정적인 수익 보장을 통해 좋은 경기력을 유지할 수 있게 된다. 모든 선수가 그렇다면 얼마나 좋겠냐만은 부상, 태업, 사회적 물의 등등 팀을 좀먹는 악성 계약이 리그 내에 얼마나 많은지 팬들은 모두가 안다.


4. 래리버드 예외 조항(Larry Bird Exception)

이른바 버드 권한은 샐러리셀러리 캡 제도와 관련이 있다. 팀의 에이스나 중추적 역할을 하는 선수의 경우 재계약 시점에 당연히 이전 연봉기준보다 높은 수준을 원하게 되고 팀 입장에서 이것은 셀러리 캡에 부담으로 다가올 수밖에 없다. 리그 차원의 제도적 장치가 없다면 꼼짝없이 셀러리 캡에 여유가 있는 경쟁팀에 선수를 내주어야 하는 상황인 것이다. 이는 장기적인 팀 운영 상의 큰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이런 문제점을 보완하고자 하는 제도가 래리버드 예외 조항이다.

재계약 대상 선수에 대한 다른 팀의 연봉 제안 규모가 현재 소속팀의 샐러리 규모를 넘어서는 수준이라 하더라도 기존 소속팀도 동일한 금액 규모의 재계약 체결이 가능하다. 하지만 셀러리 캡에 포함은 된다.

 

※ 잠시 버드 권한의 유래에 대해 알아보자.

1983년 보스턴 셀틱스는 팀의 에이스 래리버드와의 재계약이 1년 앞으로 다가 왔지만 셀러리 캡의 압박으로 엄청난 스트레스에 직면해 있었다. 이로 인해 1983년 CBA(Collective Bargaining Agreement) 협정에서 이 규정이 신설되었다. 하지만 정작 래리버드는 이 규정에 적용을 받을 일이 없었다. 같은 해 CBA에서 셀러리 캡 상향 조정이 있었던 덕분에 셀틱스는 7년 1,260만 불이라는 당시로선 엄청난 금액 규모로 버드를 잡게 된다.

 

자유투-준비중인-래리-버드
버드 예외조항 탄생의 원인 제공자

 

버드 권한은 해당 선수가 최소한 세가지 조건을 만족해야만 부여된다.

첫째, 최소한 세 시즌 동안 같은 팀과 계약을 해야 한다.

둘째, 선수 계약은 옵션 연장, 자유계약 갱신, 혹은 팀 옵션 등 특정 조건을 충족해야 한다.

셋째, 선수 연봉이 리그 평균 연봉의 일정 비율을 초과해야 한다.

 

버드 권한은 팀과 선수 간의 관계를 안정되게 할 뿐 아니라 팀의 경쟁력 유지에도 도움을 준다. 재계약 과정에서 자유로움과 유연성을 부여하면서도 팀들이 기존 보유 선수를 우대할 수 있게 해 준다. 또한 현소속 팀 입장에서 다른 팀으로부터 오는 계약을 막아 내는 역할을 한다. 높은 금액의 제안이 오더라도 선수가 버드 권한을 가지고 있다면 현소속 팀의 의지에 따라 장기 계약이 가능하다.

 

5. 인센티브 계약

선수 개인의 성과와 팀의 성적에 따른 인센티브가 포함된 계약을 체결할 수 있으며 일반화되어 있다.

선수가 정해진 목표를 달성*하거나 팀이 특정 라운드에 진출하는 등의 결과에 따라 보상을 받을 수 있도록 구성된다. 이는 선수단과 팀의 동기 부여에 크게 작용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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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 NBA Team 선정, MVP, 올해의 루키, 올해의 수비수, 득점왕 등등 다양한 목표 설정이 가능하다.

 

6. 재계약 제한

소속팀과 계약이 종료된 선수가 타 경쟁팀과 재계약을 체결하기 위해서는 일정한 기간 동안 기다려야 한다. 이는 기존팀에 재계약 기회를 좀 더 수월하게끔 하는 우선권이 될 수 있으며 팀과 선수 간 관계를 보다 유연하게 하는데 목적이 있다.

 

이상으로 NBA의 연봉체계와 관련 규정들에 대해 알아보았다.

NBA는 연봉체계와 규정 개선을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다. 선수들 그리고 선수노조, NBA 협회와 리그 사무국이 협력하여 수정사항을 검토하고 개정안을 만들어 간다.이러한 연봉체계와 규정들은 NBA를 세계 최고의 프로스포츠 리그로 만들었을 뿐 아니라, 다른 메이저 스포츠 리그들 또한 벤치마킹을 할 정도로 큰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 종목을 구분하지 않고 많은 프로 리그들이 NBA를 참고하여 연봉체계와 규정을 손보고 있으며 이는 NBA가 타 스포츠 리그와 비교하여 균형과 공정성에 있어 인정받고 있다는 방증이 아닐까?